[아파트 돋보기]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가 위험하다? ②
![]() |
지난 회(4월12일)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왜 법률 및 안전 사각지대에 처해 있는 이유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의 특성과 유형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더 위험한 이유는 주거지여서 보행자들이 많고 차량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단지 내에서 뛰어노는 어린이들이나 고령의 어르신들이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일반도로에 비해 더욱 높습니다.
경기개발원에서 2015년에 발표한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과 개선’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 교통사고는 1년 중 활동하기 제일 좋은 5월~7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시간대는 오후 2시~6시 사이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10세 미만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활동반경이 넓은 남아가 여아보다 교통사고 건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단지 내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당시에 대부분의 어린이가 보행할 때와 횡단할 때였으며, 사고원인으로는 가해자의 ‘전방주시 태만’이 가장 많았습니다.
연구보고서는 개선책으로 “어린이의 주요 생활권이 아파트 단지로 변화되고 있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보도, 과속방지턱, 반사경, 어린이 통학버스 주ㆍ정차 공간 등을 설치해 어린이가 안전히 생활할 수 있는 아파트를 건설해야한다”며 “기존 아파트 단지는 시ㆍ군 공동주택지원 조례 개정으로 교통안전시설을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해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밖에 “아파트 단지 내 도로를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하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엄격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제도를 장기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19년 11월, 국내 한 보험사가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특성 분석 및 통행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18년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1만7746건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 단지 내 사고의 55.2%가 학생들의 등하교ㆍ등하원 시간대인 오전 7~9시와 오후 4~6시에 집중해 발생했으며 이는 동 시간대 일반도로의 사고발생률인 31.2%보다 1.7배 높았습니다.
또한,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가해차량의 52.3%는 통학차량, 택배차량, 택시 등의 업무·영업용 차량이었습니다. 특히 통학차량의 경우 사고가 잦은 시간대인 오전 7시~9시와 오후 4시~6시에 보행자가 많은 횡단보도 인근에 주ㆍ정차가 빈번해 직간접적으로 사고 발생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더불어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는 일반도로보다 교통약자인 어린이와 60세 이상 어르신의 인적 피해규모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특히 미취학 아동 사고의 경우 그 피해규모가 4.4배나 높았습니다. 이는 차대차 사고유형이 대다수인 일반도로에 비해,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는 차대인(보행자) 또는 차대자전거 사고유형 비중이 높아 사고 발생 시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밖에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유형 중 차대인·차 대자전거 사고 비중은 각각 미취학아동 36.6%, 초등학생 64.7%, 60세 이상 연령층 49.5%로 일반도로의 차대인·차대자전거 사고 비중(미취학아동 6.4%, 초등학생 23.6%, 60세 이상 23.6%)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의 보행자 과실책임은 51.3%로 일반도로 사고(38%)보다 1.35배 높아 피해자가 법적으로도 불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상의 도로’로 분류되지 않아 음주운전을 제외하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는 도로가 아니기에 경찰의 사고분석 및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안전시설 설치 및 유지관리 의무도 없습니다. 따라서 관리주체(입주자대표 등)가 통행로를 직접 관리하거나 교통안전시설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도로에 비해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다음 회(4월26일)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각종 대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62806625737760&mediaCodeNo=257&OutLnkChk=Y